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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淸)과 발효액은 어떻게 다를까?
작성일 2016.06.09 조회수 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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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청’(淸)의 계절이 다가왔다. 신선한 봄 과일과 함께 이제 곧 나올 매실로 청을 만들려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청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아니다, 해롭다’ 등등 말들이 많지만 목적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청은 꿀에서 유래됐다. 과거 꿀은 아무나 먹을 수 없을 만큼 귀한 식품 중 하나였다. 따라서 서민들은 곡식을 엿기름으로 삭힌 뒤 당분을 농축, 인공적으로 꿀을 만들어 먹었다. 이를 조청(造淸;만든 꿀)이라고 한다. 조청(造淸)은 이당(飴糖)으로 불리며 식품과 약에 사용됐다. 이당이 당나라 맹선의 식료본초에도 기록된 것을 보면 역사는 아주 오래된 것 같다.

요즘은 과실을 이용한 당절임으로 우러난 액을 청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청을 만드는 방법은 과실과 설탕을 1:1의 비율로 넣는다. 매실청의 경우 당도가 60브릭스 정도 나온다. 보통 당도가 57브릭스 이상이면 미생물이 살 수 없어 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매실청은 거의 발효되지 않은 것이다. 매실청을 발효액이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다.

매실청은 높은 당도를 이용해 식품을 저장하는 당절임이자 당장법(糖藏法) 중의 하나다. 당절임이나 당장법은 신선한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해 먹고자 하는 목적이다. 따라서 청은 우러난 액과 함께 과실까지 모두 활용해야한다. 청의 주인공은 우러난 액이 아니라 과실 자체다.

과거부터 당절임으로 먹어왔던 식품(약재)이 있다. 수삼은 쉽게 썩기 때문에 꿀이나 조청에 절편을 해 넣어뒀다. 중풍이나 뇌혈관질환에 도움이 되는 천마도 생천마를 절편으로 꿀이나 조청에 절였다가 필요할 때 꺼내 먹었다. 꿀이나 조청의 당도는 약 75~80브릭스로 발효가 일어날 수 없다. 이 경우는 당(꿀이나 조청)에 절여진 약재나 식재료섭취가 목적이다.

하지만 자신이 만든 청이 발효됐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청을 만드는데 실패한 것이다. 청은 매실 자체의 수분함량, 씻어낸 매실에 묻은 수분량에 영향을 받는다. 수분량이 많아 당도가 낮아지면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발효여부는 당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매실청’을 만들려면 ‘매실:설탕=1:1.2(부피가 아닌 무게비율)’로 설탕을 더 많이 넣어 당도를 높여야한다. 반면 ‘매실발효액’을 만들고자 한다면 ‘매실:설탕=1:0.8’의 비율로 설탕을 약간 적게 넣으면 된다. 청은 거품이 나지 않지만 발효액은 미생물대사에 의해 거품(이산화탄소)이 생긴다. 청은 끝까지 단맛을 유지하고 발효액은 단맛이 줄면서 술맛을 거쳐 식초맛으로 변해간다.

청을 만들 목적이라면 재료를 원형 그대로 넣어 보존력을 키운다. 반대로 발효액이 목적이라면 재료를 분쇄해 넣어주면 발효에 의한 분해가 더 잘 일어난다. 청은 과실까지 모두 먹어야하고 발효액은 굳이 과실찌꺼기를 먹을 필요가 없다.

최근 설탕대용으로 사용하는 자일로스는 청을 만들 때는 좋지만 발효액을 만들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 난발효성이기 때문에 발효가 잘 진행되지 않기 때문이다. 올리고당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올리고당은 자체가 수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이 덜 우러나는 대신 미생물의 먹이로 사용될 수 있어 발효시키는데는 도움이 된다.

본래 청은 식품을 보관하는 당장법임을 이해해야한다. 따라서 당분이 높다고 해서 손가락질 받을 이유는 없다. 청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설탕을 적게 넣어 발효액을 만들면 된다. 청을 만들지, 발효액을 만들지 미리 결정하면 된다. 이들은 나름대로 각기 다른 현명한 활용법이 있다. 청은 발효액과 다르기 때문이다.


"청(淸)과 발효액은 어떻게 다를까?", 경향신문, 2016-06-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6011806422&code=90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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